제 목 : 김원수 목사님...터키 이스탄불에 최상명입니다. | 조회수 : 2130 |
작성자 : 최상명 | 작성일 : 2009-09-22 |
목사님, 그리고 사모님. 평안하시죠?
많은 주님의 교회 성도분들이 목사님과 사모님을 모시고 이 곳 터키땅을 찾아 와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말 기도가 필요하고 성령사역이 필요한 이 땅에서 많은 기도와 열정을 쏟아 붓고 가신 주님의교회 단기팀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스탄불에서 함께하는 시간들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었습니다. 내년에 또 오시면 제가 더 많은 시간을 내어서 저희 사역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겠습니다. 내년 여름 정도면 저 역시도 많은 준비가 되어져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아직 언어가 잘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에서 저희 홍익교회팀, 사동교회팀 등을 조율하다 보니 정신 없이 그 시간들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내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김수정 집사님 가정도 이번 달에 터키땅으로 파송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 곳 터키땅에 더 많은 중보기도의 씨앗들이 뿌려지리라 기대가 되고 이제는 씨앗을 뿌리는 단계가 아닌 열매를 걷어 들이는 영적 추수의 시기가 곧 오리라 확신합니다.
아래에 장문의 기도편지를 적어 놓습니다.
늘 터키땅을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이스탄불을 떠나실 때 저희를 위해 사모님께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기 위해서 애써시는 어머니와 같은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모님. 늘 기억하면서 더욱 선교에 힘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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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터키 이스탄불 땅의 길고 지루했던 무더운 여름도 이제는 물러가나 봅니다. 아침과 저녁에는 제법 쌀쌀해서 겉옷을 하나 걸쳐야 할 정도입니다. 터키는 한국과 달리 가을, 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올해 2월에 터키에 들어 왔을 때도 매일 비가 왔었습니다. 신기하게도 9월이 딱 들어서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에는 이스탄불에 50년만에 큰 홍수가 찾아와서 많은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정착해 있는 곳에는 비 피해가 없었는데, 이스탄불 공항 근처 강이 범람하여 주위의 집들이 침수가 되고 자동차들이 해변까지 떠내려가는 엄청난 피해들이 있었습니다.
이웃들에게 물어보니 지금 이상 기후 현상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10~11월부터 비가 시작이 되는데 올해는 여름동안 흑해의 수온이 평년보다 더 많이 상승하여 9월동안 이스탄불에 많은 비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어려운 내용들을 터키어로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아직 아니고 대충 눈치로 알아듣고 있습니다. ^^
오늘은 이 곳 터키의 큰 명절중의 하나인 쉐케르 바이람(직역하면 ‘사탕 휴일’ 정도가 되겠네요)입니다. 한 달 동안의 라마잔(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라마단 금식기간을 터키에서는 라마잔이라고 부릅니다) 금식 기간이 끝나고 그 동안 부족했던 당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아이들이 이웃들을 찾아다니면서 사탕을 얻고 있는 날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의 구정이나 추석과 같은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가족, 친척들을 찾아 떠나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이 흡사 우리 고유의 명절과 같습니다. 고속도로나 도로마다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 까지도 어찌 그렇게 비슷한지요. 터키에서의 라마잔 분위기는 종교적인 신념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행위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 문화적인 분위기에 따라서, 그리고 국가나 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큰 행사로 여기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TV나 메스컴에서 연일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떠들어 대지만 정작 이들 한명 한명에게 왜 금식을 하는지 물어보면 몸에 좋기 때문에 한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14~15시간 동안 장을 비워두고 쉬게 하기 때문에 몸이 좋아진다는 이론인데 이것도 참 어불성설인 것이 그렇게 낮 동안 물도 안마시고, 심지어 침도 안 삼키면서 금식한 후에 해가 떨어지자마자 얼마나 폭식을 해 대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iftar(금식 후 가지는 저녁식사) 후에 밤 12시에 또 식사를 합니다. 심지어 새벽 3시 30분에는 동네마다 북을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깨워서 해가 뜨기 전에 식사를 하라고 합니다. 그 새벽에 식사를 하고 또 잠을 잡니다. 과연 이것이 몸에 좋은지...... 하지만 금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식당들이나 패스트 푸드점에 가보면 많은 젊은이들이 낮 시간동안 식사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라마잔 기간을 보내면서 드는 생각이, 올해는 아직 언어가 준비되지 않아 그냥 지나가지만 내년부터는 오히려 라마잔 기간이 전도할 수 있는 더 좋은 시간들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눈에 확연하게 구별되어져 있는 사람들, 기존 이슬람법을 따르지 않고 행동하는 저 많은 젊은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일차적인 대상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터키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여기서 줄이고 저희 가정의 상황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7~8월 여름동안 단기팀들을 섬기는 일을 한 후에, 그 동안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것을 끝내고 손충성 선교사님이 세운 부흥교회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터키인들을 향한 사역의 방법들, 예배의 분위기, 터키인들과의 영적인 교제를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무엇보다 사모님께서 언어전공자이시기에 이곳에서 언어 훈련을 많이 받고 있고 오히려 학원에서의 시간보다 더 알찬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언어학원을 쉬는 것은 아니고 함께 병행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교회에서 반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 동안 반주하던 대학생 자매가 훈련 기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마침 그 자리가 비어 제가 반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정미 선교사가 더 실력이 있고 반주자로서 적격이지만 예배시간동안 예나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이 곳 예배는 2시간이 훨씬 넘어갑니다) 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예배 시간 중에 하나님께서 저에게 한 가지 마음을 주셨습니다. “네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교회를 섬기고, 이제 가만히 있지 말고 행동해라.” 하나님께서 이러한 마음을 주시는데 제가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예배시간 내내 고민이 되었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선교사님께서 저에게 오늘 예배 찬양이 어땠는지, 조언을 해 줄 것이 있는지 물어 오셨습니다. ‘아~ 이것이구나, 역시 하나님께서는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말씀을 하시는구나’ 생각하고는 곧바로 선교사님께 저의 생각을 말씀 드렸습니다. 한국처럼 화려하고 멋진 예배팀은 될 수 없겠지만 작고 보잘 것 없다 할지라도 예배팀을 키워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필요한 교육들은 제가 맡아서 하겠다고...
10년전 음악치료를 시작할 때 그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영화 “미션”을 보고는 큰 도전과 감명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가브리엘 선교사가 오지에 있는 원주민들을 접촉하기 위해 오보에를 꺼내드는 그 장면, 그가 연주한 오보에 선율에 전율을 느끼면서 음악치료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때의 감동이 이제는 나의 삶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슬람이 강한 이 곳 터키땅에서 음악을 통해, 찬양을 통해, 예배를 통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합니다. 나의 교회, 내가 세운 공동체는 아니지만 나에게 맡겨진 곳에서 최선을 다해 섬기다 보면 언젠가 때가 되었을 때 나의 사역의 길을 열어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사실, 언어가 더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더욱 도전정신을 요구하시는 것 같습니다. 책상보다는 사역의 장에 있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행동해야지요.
이제 우리 가정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채워졌습니다. 이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러하기에, 그 은혜와 사랑 때문에 우리는 더 열심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섬기며 뛰며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율법과 은혜의 차이가 이런 것이겠지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몸과 마음이 저절로 갈 수 밖에 없는 그러한 크나 큰 은혜의 현장 가운데 저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언어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제 7개월이 지나가는데, 올해 안에 문장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고 막힘없이 일상생활 언어들이 될 수 있도록 언어의 진보를 위해 중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주에 누가복음을 터키어 성경으로 읽었는데, 읽는 가운데 터키어의 문장구조와 단어 쓰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의 능력은 언어의 진보에도 임하나 봅니다. 나이의 한계를 뛰어넘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터키어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도록 기도에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나는 정말 감사하게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예나에게는 예쁘고 조신하게 자란다는 표현보다는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란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 이런 표현을 배웠는지 신기할 정도로 한글도 잘 익히고 있습니다. 찬양을 좋아해서 ‘winning all, 예수 열방의 소망’ 같은 어려운 찬양들도 외워서 혼자 중얼 중얼거리며 부르고 있곤 합니다. 지금은 지난 여름 청소년들이 이스탄불에서 공연한 ‘나는 주의 친구’ 동영상을 보면서 춤추고 있네요. 은혜 가운데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정미 선교사는 예나 돌보느라 체력이 많이 딸리는 것 같습니다. 예나가 워낙 에너지가 넘쳐서... 오죽했으면 별명을 ‘예나자니저’라고 지었겠습니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 늦게까지 언어 공부하고 살림하며 지내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게 여겨집니다.
이제 편지를 정리하면서 몇 가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터키 땅에 젊은이들이 복음에 귀를 기울이고 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터키 부흥을 위해 젊은이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삶을 헌신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해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도록 기도해 주세요.
2. 터키 땅의 큰 영적 추수의 시기가 빨리 당겨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작은 구름이라도 볼 수 있도록, 이 땅에서 혼신을 다해 섬기고 있는 많은 선교사님들이 그 구름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3. 손충성 선교사님의 부흥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여름이 지나면서 그 동안 흩어졌던 영적 가족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 올해 가을, 겨울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부흥이 교회에 임하기를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저희 가정이 부흥교회에서 훈련받고 또한 섬기는 기간 동안에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4. 복음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언어의 진보가 속히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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