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연말이 되면' | 조회수 : 499 |
작성자 : master | 작성일 : 2018-01-07 |
연말이 되면 교회마다 목사님들의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할 때 입니다.
구역을 편성하고, 각 부서에 일꾼을 세워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습니다.
벌써 11월 쯤 되면, 무언의 압박이 옵니다.“이번에 구역 바꾸면 교회 안나와요” 또는
“저 구역장 안합니다 시키지 마세요” 등 작고 큰 일에 저항을 받습니다.
또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다른 사람으로 바꿔 놓으면, 굉장히 서운해 하며 때론 시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어느 목사님이 자조 섞인 말로 “12월만 없어도 목회 할 만 하다”는 말이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사실 어떤 자리, 어떤 직책을 내려 놓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그 직책을 내려놔야 할 때는 더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말합니다. “시원 섭섭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에는 시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합니다.
자리가 주는 달콤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겸손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직책이 주는 힘에 자기자신이 빠져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안 그런 척 해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권력의 권좌에 오래 있던 사람일수록 그 권력이 주는 맛에 취해 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치 권력도 장기 집권이 나오고 교회도 대물림이나 만만한 사람을 세워놓고 뒤에서 섭정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가을, 우리 노회 남북한 선교위원회 총무 자리를 노회 권력에 의해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권력은 아니고 오히려 섬기고 봉사하는 일인데도 기분이 묘했습니다(거시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아침에 그만 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초심 갖고 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맛들이고 안주하기 전에 내려올 수 있는 것.. 그리고 아름답게 마무리 하는 것, 그것이 그 자리에 있는 것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려올 때 내려오지 못하면 사람이 추해집니다. 권력의 자리에 스스로 기웃거리면 은헤롭지 못해 보입니다. 한국교회나 한국사회가 내려오는 일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이 안좋게 끝나고 맙니다. 마무리가 은혜스럽지 못함 때문에 평생 이루어 온 공든탑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리는 많은 지도자들을 보게 됩니다. 내려놓을 때 내려 놓을 줄 아는 그리고 새로운 리더십을 위해 박수쳐 줄 줄 아는 성숙한 세례요한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흥하여야 되겠고 나는 쇠하여야 되리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섬김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쿠나 마타타^^
김종욱 목사
"
이전글 : '기쁨...' | |
다음글 : ' 한 해는 격동이었고 드라마였습니다.' | |
이전글 다음글 | 목록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