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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아버지께..." 조회수 : 767
  작성자 : 주님의교회 작성일 : 2013-11-21
  30년이 넘은 세월, 결코 두 번 다시는 부르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아버지라는 단어를 쓰려니 어색하고 마음 한 구석이 무겁습니다. 두란노 아버지 학교를 통하여 새로운 가정의 회복과 치유를 기대하면서 먼저 아버지와의 용서와 화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깨닫고 많이 낮설고 또, 두렵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게 아버지께로 다가가 볼까 합니다.
  먼 과거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저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나쁘고 두렵고 안 좋다는 건 다 해당되는 그런 분 이셨습니다. 술, 도박, 여자, 폭력... 그리고 결국 가정을 버리기까지 하셔서 저와 여동생마저 갈라져 살게 하시고 많은 상처를 입히셨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살아보니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께서는 어머니와 이혼 후에 단 한 번도 아들을 위한 학비나 생활비조차 보태주신 적이 없으셨고 본인의 음주 가무 등 유흥을 위해서만 살아가시더군요. 흔히 하는 말로 낳기만 하는게 다 부모가 아니라고 하는데 아버지 또한 그런 부류에 해당되는 분 이셨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자라면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제 아비를 쏙 빼닮았다“ 그리고, 더 나이가 들어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어서도 저는 차라리 아버지 없이 사는게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될 만큼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지만, 아버지 역시 살면서 저를 찾지 않으셨으니까요...   어머니께서는 저를 혼자 키우시느라 젊음을 다 희생하셨고 평생을 혼자서 고생만 하시고 외롭게 사셨는데 아버지께서는 결혼도 참 많이 하셨더군요. 가족관계 증명서 즉, 호적등본을 떼 보기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적어도 아버지라면 가족에 대해서, 아내와 자식들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감 같은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말이지 평생을 두고 원망해도 부족한 당신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고 자식을 낳아 아버지가 되어 보니 가장의 자리가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고, 전부는 아니지만 아버지를 아주 조금은 이해를 하려고 생각을 했는데 워낙 오랜 시간 동안 원망을 하며 살아왔던 까닭에 막상 밖으로 인정하고 표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용기를 내서 아버지를 제 마음속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 앞에서 용서하려고 합니다. 그래야만 저 또한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믿는 하나님께서도 그렇게 하기를 바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속에의 쓴 뿌리인 아버지를 용서하고 화해해야 제가 온전히 주님의 자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아버지께서도 머리가 하얗게 새시고 기력도 많이 약해지셨겠죠. 어쩌면, 아버지를 만나도 몰라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지금 어리석은 실수를, 아니 잘못을 하여 교도소에 수감중에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나가게 되면 아버지를 찾아뵙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어쩌면 제가 용서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지기 전에 아버지를 만나서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그 동안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살았던 저에 대해서 아버지께 용서를 받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쨌거나 아버지는 아버지입니다. 그 끈은 놓고 싶어도 놓을 수가 없는 그런 끈입니다. 이제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고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기다려 주세요. 조만간 못난 아들이지만 아버지 손녀의 아버지인 제가 찾아뵙겠습니다. 그립습니다. 아버지...
                                                                                                                   아들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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