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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맡김과 떨림" 조회수 : 919
  작성자 : 주님의 교회 작성일 : 2012-08-05

  어린 학생들과 함께 충남 공주의 숲으로 현장학습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반짝이는 햇살,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환해졌습니다. 점심 후 강사는 나무와 로프로 얽힌 장애물을 온몸으로 통과하는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한 무리는 장애물 입구에, 다른 무리는 출구에 서서 통과할 사람을 번쩍 든 다음 누인 상태로 머리부터 장애물을 통과시키는 훈련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둘 밝은 표정으로 해내는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는데 강사는 제게도 체험을 권했습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인데 나를 들 수 있을까? 혹시 장애물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지는 않을까?’ 온갖 염려가 스쳤지만 인솔자 체면에 어쩔 수 없이 몸을 맡겼습니다. 아이들이 힘을 합치자 의외로 제 몸은 가볍게 번쩍 들렸고, 장애물을 거뜬히 통과해 기분 좋게 착지 했습니다. 잠시나마 아이들을 믿지 못해 불안했던 마음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읽었습니다. 인터넷 초창기에는 책이 배송되기까지 기다리는 일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안심하고 돈을 척척 지불합니다. 책에는 자공(子貢)과 공자(孔子)의 대화가 등장했습니다. 자공이 스승에게 묻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먹는 것, 둘째는 자위력, 즉 군대, 셋째는 신뢰이다.” 자공이 다시 묻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뺀다면 무엇을 빼야 합니까?” 공자는 망설이지 않고 군대를 빼라고 합니다. 또 하나를 빼야 한다면 무엇을 빼야 하냐고 묻자, 경제를 빼라고 말합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 왔다. 그러나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의 정상적인 존립은 불가능하다.”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내 삶에 이를 대입해 보았습니다. 과연 돈보다, 힘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수준에 도달했는가? 고개가 떨구어졌습니다. 인터넷 서점에 책을 주문하고 받는 것은 조금도 염려하지 않지만, 하나님께 내 삶의 문제를 맡긴다면서 기도하고도 그 응답에 대해서 하염없이 불안해하는 저의 실체가 고스란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좌절하지 않기로 합니다. 온전한 맡김은 떨림을 동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침반이 그 바늘 끝으로 정북향을 가리키며 쉼 없이 부들부들 떨 듯, 제 삶도 하나님을 향해 쉼 없이 떨며 중심으로 나아갈 때 분명히 최선의 곳으로 이끌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조신영(삶을 변화시키는 쿠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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